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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마음은 깨었는데

등록일 2026-10-28
작성자 꿈꾸는자

본문

아가 5:1-6


신랑이 사랑을 고백하며 문을 두드렸지만, 신부는 사소한 이유들로 망설이다가 늦게 문을 열었고, 신랑은 이미 떠난 후였다. 신부는 신랑을 찾아다니다가 성안을 순찰하는 자들과 성벽을 파수하는 자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신랑을 만나거든 자신이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고 전해 달라고 청한다. 신랑을 그토록 간절히 찾아야 하는 이유, 그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이유를 묻는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그녀는 곧바로 신랑의 특별함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며,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이며 친구라고 고백한다. 


내가 잘지라도 마음은 깨었는데 나의 사랑하는 자의 소리가 들리는구나(2). I slept but my heart was awake. Listen! My beloved is knocking. 잠을 자더라도 마음은 깨어 있어 사랑하는 사람의 소리를 듣는 이 여인의 모습은 따라야 할 모범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말씀을 묵상할수록 슬퍼진다. 이 정도로 신랑을 기다렸던 여인도 막상 신랑이 문을 두드리자 바로 문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로 문을 열지 못했던 이유가 말할 수 없이 사소하다는 게 놀랍다. 옷을 다시 입기 싫고 씻은 발을 더럽히기 싫은 본능이 그녀가 바로 문을 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을 본다. 


친정에 도착하고 처음 저녁상 앞에 가족들이 모였을 때 아빠는 나에게 기도하라고 하셨다. 그 후로 저녁 식사 때마다 기도하라고 하셨고, 기도를 마치면 힘없고 연약한 비둘기들처럼 머리를 조아린 어여쁜 두 분은 아멘! 아멘!을 외치시곤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엄마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외출을 거부하시고, 사람 만나기 싫다시며 교회 가기도 거절하시고,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시며 외식조차도 싫다 하셨다. 외출을 거부하시면서 점점 더 걷는 것조차도 힘들어하시게 되어 가는 엄마의 모습을 나는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어떤가. 하나님과의 만남을 잠시라도 망설이게 하는 사소한 나의 본능들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전날 늦게 자면 다음 날 새벽 큐티 시간을 뒤로 미루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된다. 생각 없는 약속들과 예약들과 여행 계획들은 큐티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변명거리를 너무 쉽게 만들어 준다. 비행기표가 싸다는 이유는 너무도 쉽게 주일날과 큐티 모임 시간과 바꾸어 먹게 한다.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사소한 것들과 바꿀 수도 있는 것은 어리석음 이전에, 나의 모든 본능은 세상의 방식대로 결정하려는 죄성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마음이 깨어 있어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더라고, 바로 문을 열지 못하는 신부의 모습에서 나를 본다. 세상의 본능들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 현실 속에서 나도 그러한 죄성을 가진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깨어 있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망설임 없이 순종하는 내가 되기를 기도한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문을 열었으면 신랑을 만날 수 있었는데, 망설임 때문에 신랑을 만나지 못해 찾아 헤매느라 고난을 당하고, 부탁하는 신부를 반면교사 삼아야겠다. 오늘도 하나님의 음성에 곧바로 순종하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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