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나타나실 때까지
점도 없고 책망받을 것도 없이 이 명령을 지키라              <디모데전서 6:14>

점도 없고 책망받을 것도 없이...!
정말, 이런 명령은 너무 부담스러운 명령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짧은 디모데전서를 묵상하는 동안에,
그런 명령을 하시는 하나님의 심정을 이해하고 싶어졌다.

그저께 금요일엔, 남편이 내게 차를 쓰라 해서, 아기 분유도 타러 갔다 오고...  
친구집에 가서 아이들을 마음껏 놀게 해 주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었지만,
퇴근 길의 남편은 버스를 두 번씩이나 갈아 탄 후,
바이올라 코너에서 세 번째 버스를 기다리다가, 태우러 오라고 했다.
버스정류장을 찾아서 남편을 태워서 오는데...
하나님도 우리의 번거로움에 마음이 아프셨던 것일까...?

어제, <이제부터는 차도 타거라>...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큐티를 했었는데,
하나님은 곧 너그러운 음성으로, 이제 차를 주시겠다 하셨다.

어제, 큐티를 끝내고 기도도 끝났을 때, 곧 전화벨이 울렸다.
OO자매가 너무나도 미안한 목소리로,
내게 중고벤을 줘도 괜챦겠냐고 물어 왔다.
(남편 차가 너무 낡아서 새 차로 바꾼지 일주일이 되었다고 한다.
글나눔을 통해 내 사정을 알고 그동안 꽤 고민한 목소리였다.)
운전석 문은 고장나서 안 열리고, 엔진도 부실한 차라서
주기가 너무 미안하다고...이런 차라도 혹시 필요하다면...

웃음이 나와서 혼 났다. 내가 지금 이것저것 가릴 처진가...
그 차 내 꺼니까, 절대 갈등하지 말라고 했다.
주기 미안할 정도로 부실한 차 일수록,
내가 들고 오기 편하니까, 그런 차 준다면, 진짜 고맙게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제 퇴근길의 남편이 들고 온 소식.
사장이, 남편에게 차 한 대를 주려고 스모그체크까지 하고 손 보려고 맡겨두었으니
다음 주 등록만 하러 가면 된다고 했단다.
남편 또한 하나님이 주신 줄 알고, 감사히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너무너무 헷갈리기 시작했다.
차가 하루만에, 동시에, 두 대나 생기는 거야...?
이거 응답 맞어?
이건 또 무슨...하나님의 시나리오란 말인가...?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길 원하시는 거지...?
진짜, 엄청나게 고민이 되었다.

결국, 나는 사장이 주겠다는 차를 거절하자고 했다.
남편은 사장이 저렇게까지 준비해 놓은 차를 어떻게 거절하냐고 했다.
게다가 사장이 주는 차는 좋은 차이고, 스모그 체크하느라 돈을 쓸 필요도 없으니까.

아...우리는 싸우고 말았다.

절대 양보 못할 자세로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남편에게 디모데전서 6장 말씀을 막, 신경질적으로 읽어 주었다.
그랬더니 남편이 마음을 바꾸었는지, 신경질적으로 오리발을 내 밀었다.
누가 언제, 사장이 주는 차 갖고 온다고 했냐면서...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거지...하면서.

운전석의 문도 안 열리고, 스모그체크할 돈까지 들어야 하는
문제 있는 차, 점도 많고 책잡을 데도 많은 차를, 나는 굳이 타고 싶다.
그 차를, 좋은 차로 여기고 타는 것이,
이것이, 장래에 나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길(6:19)이 될 것 같다.

하나님,
우리에게 없으면 안 될 것을 아시고, 가장 필요한 차 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내 영혼도 이렇게 하나님나라에 없으면 안 될 영혼으로 여기셔서,
구원해 주신 거지요?

굳이 흠 많고, 점 많고, 책망투성이인 나를 자녀 삼으시고,
언제 어디서 주저앉을 지 모를 엔진불량의 중고차 같은 나를 굳이 택하셔서
성령의 기름을 드럼통으로 부어 가시면서, 이렇게 일으켜 세워 나가시는 하나님.

하나님, 나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 차를 소중히 다루고
나를 보시는 하나님의 안목으로 그 차를 귀히 여기면서, 감사히 타겠습니다.

점 있는 나를 불러서,
하나님 형상 만들어 가시려고 <점 없이 살라는 명령> 주신 것,
이렇게 실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