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멍에 아래 있는 종들은
자기 상전들을 범사에 마땅히 공경할 자로 알찌니       <디모데전서 6:1>

멍에가 꼭 나쁜 의미이기만 할까?
내 주인을 누구로 모시냐에 따라서, 주인이 지워놓은 멍에가
십자가의 구원을 이룰 수 도 있고, 평생 시험과 올무처럼 지워져 있을 수 도 있음을,
목요일 오후의 나의 모습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나의 일터는 어디이며, 나의 상전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의 종되어서 사는지...

요즘 다이닝 룸의 식탁이 아예 책상으로 변해 버렸다.
랩탑이 놓이고, 노트와 펜들이 그릇과 수저대신 setting이 되어 있다.
식탁을 벽 쪽으로 붙이고, 벽에 큰 십자가를 걸어 놓고
부엌과 가까워진 책상을 왔다갔다하며,
내게 맡겨진 살림과 경건의 연습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업환경을 그렇게 거룩하게 꾸며 놓으면 뭐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상전을 경히 여기며, 그저께는 땡땡이를 치게 되는 나...

사흘 전 글나눔에서 <웹서핑>이라는 근사한 단어를 접하고는,
웹서핑이라는 것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틀 전 목요모임에서도, OO자매가
자신도 모르게 클릭하게 되는 “멜랑꼴리”라는 만화에 대해 고백 했을때,
‘그런 거 왜 보지?...’ 했는데,
나눔이 끝나고 난 후, 내 머릿속엔 자매님들의 큐티나눔보다
“멜랑꼴리”라는 단어가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메일 체크하기 위해 daum.net 을 누르자마자 함께 뜨는 화면들.
그동안 그렇게도 눈길을 안 주려고 장단지를 꼬집으며 피해왔던,
<실시간 이슈검색어>가 엄청 궁금해 지면서...
살짝 클릭해 보았다.
혹시 인터넷이 컴맹인 나를 무시하고 안 열어 줄까봐,  
엄격하게 더블,트리플 클릭까지 해대면서,,,
웹서핑이란 걸 한 번 해 볼라고...
송승헌 얘기는 요즘 없네...?! 하면서...

나는 그림이 예쁜, 슬픈 드라마는 절대 보면 안 된다. 내겐 너무 재미있다.
6년전, <가을동화>보다가, 암으로 죽게 된 여주인공이 너무 불쌍해서 울다가 잠든 다음날,
새벽기도가서 기도할 때, 내 입에서는
그 여주인공 살려 달라고, 둘이 제발 결혼하게 해 달라고...그러고 있는 게 아닌가.
내 증상이 심각함을 깨닫고, 그냥 인정사정없이
텔레비전을 옷장 안에 쑤셔 넣어 버렸다.
후끈거리는 옷장 속 옷더미사이에서 TV보던 우리집 아이들...
그 텔레비젼이 작년에서야 아이들 방으로 나왔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9절)

그런 어리석은 나였기에, 경건의 훈련을 통해 경건의 능력을 알아가는 일에만
<부한 자 되려고> 애써 왔다.
말씀의 은혜로 더 부해 지려고, 글도 올리고, 목요(방학)모임도 다녀 왔다.
그러나, 나의 오랜 정절을 꺾게 만든 것은, 저어기 멀리 PC방에 있지 않았다.

<하나님 멍에 아래 더 묶여 사는 종>되려고 신청한 인터넷에서,
너무나도 쉽게 <무릇 세상 멍에 아래 있던 종>으로 돌아가는 내 모습은,
노력하려 들지 않아도 스폰지에 물 빨리듯이 <귀로 들은 단어들에 반응하는 육신>은,
바로, 선한싸움에서 지고 있는 내 모습이었다.

어제는, 우리 다섯식구 하루종일 친구집에 가서 수영하며 먹고 놀았다.
큰아들 준이 오전에는 친구집 가는 준비한다고 서둘러 큐티하느라 질문이 없더니,
어젯 밤에서야 다시 큐티하면서 내게 질문을 던졌다.
“엄마! Paul이 왜, Timothy 한테 포도주 마시라 그랬어? 그거 술 이쟎아?”

아들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인터넷이 우리집에 작동하고 있으니
인터넷 하는 것이 삶의 너무 큰 재미가 되어 버린 큰 아들 준의 삶과 연결해서,
방학동안 말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이해 시켜 보려고, 나름대로 이런 결론을 내려 주었다.

만약, 너가 인터넷과 게임기를 스스로 절제 할 수 있게만 된다면,
엄마는 너를 감시하지 않고 너에게 그것들을 마음껏 하도록 자유를 주게 될꺼야.
그러나, 너는 한번 시작하면 하루종일 그것만 하고 싶어하고,
엄마가 스탑시키기 전엔 못 끝내니까
엄마는 너에게 그것들을 하라는 말을 자주 할 수가 없어.
디모데는 아마도, <이제부터는> 술을 약만큼만 쓸 수 있는 절제,
a little wine만 마실 수 있는 절제가 몸에 베인 목사님이 되셨나부지?
지금도 young Timothy(4:12) 인데, 이전에 포도주를 약으로 쓰라고 말했다면
어린 디모데에겐 오히려 위험한 prescription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술에 쉽게 취해서 godliness 를 잃게 될 지도 모르거든.
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좀 병든 몸으로 하나님 잘 믿는 게 낫다!
디모데는 이제 바울선생님에게 경건하고 믿을만한 제자로서 인정도 받았나봐.
사람들이 디모데가 포도주 마시는 걸 봤을 때,
“디모데목사님은 분명히 위장병이 있나봐. 저렇게 포도주를 쓰시는 걸 보면!”
하고, 사람들이 절대 술마신다고 오해 받지 않을 정도로 거룩해 지신 것 같지?
네가 세상적인 것을 잘 정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엄마는 너에게 무엇을 맡겨도 걱정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
하나님이 자주 실수하는 엄마를 향해서 바라는 마음이기도 할꺼야! 그치?

고개를 끄덕이는 아들을 보니 아들과 성공적인 큐티는 한 것 같은데,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는 연예계 소식...질기다 질겨...

필경 <돈>뿐 아니더라도
내가 쉽게 사랑할 수 있는 모든 세상 것은,
<일만 악의 뿌리> 가 되지 않게끔, 초장에 싹을 내지 말아야 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나도 우리 아들처럼, 한번 인터넷 영화나 게임같은 <세상 멍에>를 목에 걸면
무서운 음성으로 그만하라 하기 전에는, 절대 벗어 놓지 못하는 체질이라서
하나님이 내게 많은 절제의 훈련을 시켜 오셨음을 안다.
그런, 나의 상전이 지운 멍에가 좀 빡빡하긴 하지만, 공경하려 노력할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에 착념치 아니하면
...훼방과 악한 생각이 나며 (6:4)

아들과의 늦은 밤 큐티를 통해,
<종의 특권>됨을 점점 더 깊히 깨닫게 되니, <멍에>가 오히려  감사해 진다.

내가 아들에게 이제부터는 컴퓨터 하는 시간 네 스스로 정해서 해! 하고 말해도
불안하지 않은 날이 오길 바라는 엄마인 것처럼,
하나님도 내게 “이제부터는 포도주도 쓰라”고 말씀하시고 싶은 자녀가 되도록
경건의 훈련에 더욱 착념해야 겠다.

<이제부터는> 포도주도 쓰라 했던 바울의 음성 같은,
나를 신뢰하시는 하나님의 너그러운 음성들을 기대하며...
이제부터는 차도 타라. 이제부터는 이 만큼 더 부해져라...
이제부터는 맛나는 거 많이 먹어라...

<적용>
이메일하러 들어 갔을 때, 주변에 번쩍거리는 전광판들에 눈길을 절대 주지 않겠다.
<이제부터는>이라는 단어를 입으로 말하면서.
<이제부터는> 좀 더 강한 경건의 훈련자가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