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나눔
제 목 [] 일편단심 민들레 사랑 이야기
본문
처음이란 말엔 시간, 장소, 대상이 한꺼번에 들어있다.
처음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의미있는 사건이다.
(12절, 너희는 내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둔 실로에 가서...)
요단을 건너온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정복을 한 후,
실로라는 곳에 회막을 세웠다.
하나님은 그곳을 일컬어
처음으로 당신 이름을 둔 처소라 하셨다.
40년 광야생활, 그 후 가나안 정복생활 동안
뜨내기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던 성막이
드디어 처음으로 안주할 장소를 찾은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장소를 당신의 백성에게 내어주셨다.
이곳은 그들의 삶에 가장 중심이 될 것이다.
일의 시작과 끝이 될 것이고,
하나가 되기 위해 모일 장소가 될 것이고,
이곳에 오면 하나님과 처음의 추억을 공유한 장소이기에
다른 곳에서보다 더 찐하게, 더 뭉클하게 만나게 될 것이다.
적어도 하나님은 그렇게 기대하시며 기뻐하셨다.
처음엔 그 기대대로 되어가는 듯했다.
일이 있을 때마다 그들은 이곳으로 달려왔다.
일이 해결되면 이곳에서 감사의 표시를 잊지 않고 드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
처음이라는 그 추억의 장소는 추억이라는 꽃잎을 한장 한장씩 떨구어가며
여느 장소와 다름없이 되어갔다.
홉니와 비느하스는 그 배신 이야기의 절정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처음으로 두신 성스러운 장소에서
그곳을 지켜야할 이들이
할 짓, 못할 짓 닥치는 대로 다 했다.
어느날 블레셋이라는 채무자들을 들이닥치자
추억의 상징인 언약궤 마저 그곳에서 들어내었다.
급전이 필요하다며 약혼 반지를 저당 잡힌 셈이다.
바로 되찾아 올 줄 알았던 반지는, 그대로 영~ 뺏겨버렸다.
마음이 아파 더 이상은 못보겠다고
제발, 얼굴 좀 보고 얘기하자고
목이 닳도록 말씀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눈 돌리고, 귀 막은 채 묵비권 행사하며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막 나가던 그들을
하나님께서 드디어 크게 내치셨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셨다. (시편 78:60 사람 가운데 세우신 장막, 곧 실로의 성막을 떠나시고)
실로는 실로 처음이라는 의미를 상실해버렸다.
그곳은 더 이상 추억의 장소가 아니다.
알고보니, 사랑의 하나님,
처음 추억을 못 잊으셨다.
다시 시작하자며 새로운 장소를 섭외하셨으니 그곳이 바로 예루살렘.
빼앗긴 약혼 반지도 찾아다 손가락 사이 끼워 주시며
이제는 결혼하자 그러셨다.
최상으로 성대하게.
같이 살 집도 최대한 호화롭게 지어 주시곤,
우리 이곳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자고 알콩 달콩 백년가약 맺자 그러셨다.
오른손 들어 결혼 서약 낭독하실 땐,
나 신랑은, 신부가 바람나서 딴 데 갔다오더라도 돌아오기만 하면 몇번이고 언제든지 받아주겠다는
하객들 듣기에도 어처구니 없는, 믿기지 않는 약속까지 하셨다.
신랑인 하나님도 예상은 하셨지만
문제는 신부의 외도가 끝이 없다는 것.
법적으로는 부부인데,
생일이고, 결혼 기념일이고, 발렌타인 데이까지 챙길 건 다 챙기는데,
알고보면 딴 데 가서 다른 남편 밥 해주고 있다.
애들까지 데려가 땔감 준비시키고, 아궁이에 불 피우고,
정성스럽게 가루 반죽해서 뜨근뜨근 막 구워진 맛있는 과자 만들어 입에 넣어주며
음료수까지 따라주며 시중든다. (18절, 다른 신들에게 전제를 부음으로, pour out drink offerings)
정작 자기 남편에게는
밥상 차려놨으니 알아서 렌지에 뎁혀드시라 쪽지 한장 남겨놓고선.
하나님도 이젠 더 이상 못참으시겠다고 한다.
어떤 남편이 이런 아내를 길~~이 참으랴.
연애시절부터 초지일관 성실하지 않은 이 여인을.
그래도 사랑한다며 손 놓지 못하셨던 이 여인을,
자기 얼굴뿐 아니라 남편 얼굴에까지 수욕을 뿌리는 이 여인을,
이젠 용서하지 않으시겠다고 한다.
전에 실로를 기억에서 지워버렸듯이 이번엔 예루살렘을 잊으시겠다고 한다.
결혼 전, 그 앞에서 쫓아 내치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러시겠다고 한다.
옆에서 편도 들지 말라 하신다. (16절, 너는 이 백성을 위해 기도하지 말라..부르짖어 구하지 말라)
그 어느 누가 뜯어말려도 듣지 않으시겠다는 단호함 속에서, (16절, 내가 너를 듣지 아니하리라)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분노를 쏟으시겠다는 굳은 의지에서, (20절, 나의 진노와 분한을 붓되... 꺼지지 아니하리라)
의문이 생긴다.
끝장인가?
희망이 바닥났는가?
그래도 하나님은 다르다 생각했는데,
다른 남편들에 비해 굉장히 인내심 많다는 것, 그것이었나?
그런데, 본심은, 그게 아니시란다.
남편 제쳐두고 그렇게 열애하던 애인들에게 질질 끌려가
생명까지 위협당하며 수치를 겪어야만
몸만 아니라 마음까지 돌아올 아내를 너무 잘 아시기에
그 방법만은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쓰셨지만
이제 그 방법밖에 없다 그러신다.
어쩜 하나님이 쏟으시겠다는 분노는
창녀같이 행동하고 다니는 그 아내를 향한 것이라기보다
그녀의 본성, 그녀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녀의 내적 생리에 대한 분노라 믿고 싶어진다.
왜냐하면,
그런 너를 끝까지 사랑한다 하시니까,
그런 네게 일편단심이라 그러시니까.
일편단심 민들레, 그게 너를 향한 나의 본성이시라니까.
그런 너는 이 무슨 횡재냐구,
묻고 싶다.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사랑 이야기.
민들레 사랑 이야기는 구구절절 잘 들었는데,
오늘의 적용은 어떻게 해야하나?
좋은 게 생각났는데......
적용 보따리는 내일 큐티 테이블에서 풀어야겠다.
다들 궁금하실까????
댓글목록

박소범님의 댓글
박소범 작성일
민들레 사랑 이야기...
드라마 끊은 지 넘 오래되어서...
드라마 좀 보고싶던 요즘이었는데...
이걸로 때워야지~^^ 가을동화 보다 더 아름답다~.

심수희님의 댓글
심수희 작성일
댓글을 언뜻 보고서는
<일편 단심 밀들레>란 드라마가 있었나보당~ 했슴다... ㅋㅋㅋ
적용 보따리... 화알짝 풀어 놓으셨나요?

이선희님의 댓글
이선희 작성일
언제 들어도
감동인 이야기...

조세라님의 댓글
조세라 작성일
아침 일찍 일어나
두부 뽀개 물기 짜고,
밀가루, 설탕, 소금, 베이킹 파우더, 검은 깨 넣어
정성스레 반죽해서,
밀대로 밀고, 칼로 자르고,
가스렌지 불 피워 기름 달구고 퉈겨서,
두부 과자 만들어
QT 황후님들 아침 테이블에 올려드렸습니다.
다들 드시고 진정 QT의 황후님들 되시라구요.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