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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 나눔

제  목 [] 다시 세운 결혼 서약

등록일 2010-06-28
작성자 조세라

본문

(34장 15절)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집에서 내 앞에서 언약을 세웠거늘

어제 교회에서 결혼 서약을 다시 낭독했습니다.

8년 반 전에 하얀 드레스 입고 처음 했던 서약입니다.

 

(34장 16절) 너희가 뜻을 변하여 내 이름을 더럽히고

하나님 앞에서 약조했던 서약을 깨뜨릴 뻔 했던 위기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깨뜨리려할 때마다 자꾸 막으시는 하나님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요즘 세상, 결혼 약조를 깨뜨리는 일쯤이야 너무 흔한 일인데,

같은 히브리 사람을 평생 종노릇 시키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게 뭐 그리 나쁜 일이냐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남편이라는 법에서 벗어나고자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저를 데려가시든지 남편을 데려가시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시라고 (되도록이면 남편을 데려가시라고)

먹지도 않고 울부짖었던 기억이 허다합니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평생 결혼같은 건 안하고 살거다 이를 악물고 다짐했지만

어떤 소용도 없었습니다.

다음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난 이미 결혼한 몸이니까요.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어두 컴컴한 터널 안에 있는 느낌.

앞으로 가는 것보다 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은 칠흙같이 깜깜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들어왔던 저 곳에 아직 희미하게 스며들고 있는 빛이 보였습니다.

그 유혹을 떨쳐버리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밖에 나가지 못하고 끝내 터널 안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뒤돌아 보는 것 조차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 작년 일입니다.

더웠던 어느 한 날 저녁, 내 목숨 뿐 아니라 아이들의 목숨까지 예수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안 죽으려고 애써왔던 자세를 고쳐먹고

잘 죽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마음에, 삶에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터널 앞부분 저 어딘가에 빛이 있다는 희망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매일 잘 죽기.

아침마다 잘 죽는 법을 배우고, 배운 대로 하루 종일 실천하기.

잘 죽어있다가도 때론 벌떡 일어나서 무리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죽으면 평화롭다"는 진리가 너무 강하기에

오늘 아침에도 죽기를 죽기살기로 배웁니다.

내가 죽어야지만 예수님이 사셔서 일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알려주신 "죽음의 왕도"가 하나 있긴합니다.

하이디 베이커의 말처럼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는 것" 입니다.

남편을 볼 때마다 이 남자를 더 사랑하기 위해 오늘 하루가 나에게 주어졌다 생각하면

감사함 밖에는 내게 돌아올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보며 이 아이들을 더 사랑하기 위해 내가 숨쉬고 있다 생각하면

내 호흡의 의의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나의 사랑이, 나의 위로가, 나의 미소가 필요해서 내게 보내진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함부로 대하지도, 그냥 지나칠 수도 없습니다.

 

어제 예배시간,

모든 부부가 일어나 마주보며 손잡고

목사님 앞에서, 하나님 앞에서 결혼 서약을 낭독할 때

남편의 손을 잡고, 남편의 눈을 쳐다보며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베푸신 놀라운 은혜들을 인해 감사드렸습니다.

이런 날이 오리라 불과 일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예수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잘 죽기로 결심했던 것 밖에 한 일이 없는데 말입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평생 남편을 사랑하며 살다 그 옆에서 죽기로

다시 하나님 앞에서 약속드렸습니다.

바라보고 있던 남편의 눈이 어찌 그리 부드럽든지요.

이 남자를 위해선 내 생명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예수님께 누굴 더 사랑할까, 누굴 위해 잘 죽을까 여쭤봤습니다.

하은이 수술날이니까 하은이 엄마의 마음이 되어 기도해주기를 부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열흘 동안이나 (그 보다 더 많이 하셨는지도) 하루 종일 금식하며

딸의 수술을 위해 기도하셨던 자매님을 기억하며

수술 시간이 언제인지는 잘 모르지만

오늘 아침엔 뱃 속에 음식을 넣는 대신 마음에 사랑을 채워넣고

하은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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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자님의 댓글

권신자 작성일

세라자매님 넘넘 감사합니다


28일 10시에 수술을 잘마치고


병원에 3-5일정도 입원예정입니다.


기도했던 모든것들이 다 들어주셔서


수술할때 여러가지 우려했던 부분들 하나도 없었고..


병실땜에 기도했었는데...좋은방으로 허락하셔서


잘되었답니다.감사합니다.


사랑으로 기도해주신것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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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희님의 댓글

심수희 작성일

자매님의 나눔을 읽는 내내


늘 명랑, 통.통. 큐티 나눠 주시던 세라 자매님 맞나 싶었습니다.


자매님께도 그런 어두운 날들이 있었군요...


그런 시간들을 통해 성숙해지신 자매님의 나눔이라서


그런 insightful한 묵상이 나올 수 있는거군요~  ^^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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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님의 댓글

이선희 작성일

어려운 얘긴데...


은혜안에서 보석같이 빛납니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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